기미일주는 마른 여름 텃밭이란다. 기토는 만물을 기르는 음의 흙인데, 그 발밑 또한 미토라 흙 위에 흙이 겹친 간여지동이니 겉은 더없이 온화해도 속에는 제 뜻이 곧게 박힌 사람이다. 정이 많아 곁에 온기를 나누고 남을 품는 마음이 너르나, 한번 제 안에 세운 생각은 웬만해선 돌리지 않는 속고집이 있다. 겉으로 다투는 법 없이 부드러이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제 길을 묵묵히 고집하는 흙이다. 허나 여름 텃밭이 볕에 마르듯, 지장간에 편인과 편관을 함께 품어 생각이 많고 근심이 잦다. 화개의 기운이 어려 속이 깊고 그윽하며 저만의 세계에 침잠하기를 즐기나, 그 깊음이 지나치면 세상과 한 발 멀어져 홀로 생각에 잠긴다. 관대의 자리에 앉아 스스로를 세우려는 기운이 왕성하니 겉은 의젓하되, 마른 흙에 물이 귀하듯 마음을 축여줄 것이 늘 그리운 흙이란다.
성정
기토의 본디는 만물을 기르는 밭인데, 미토가 겹쳐 그 흙이 두터우니 겉은 온화하고 속은 단단한 사람이다. 정이 많아 남을 품고 곁을 데우는 마음이 너르고, 좀처럼 모난 소리를 내지 않아 두루 무던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허나 그 부드러움 속에 제 세계가 곧게 자리해, 한번 정한 뜻은 겉으로 다투지 않으면서도 속으로 굽히지 않는다. 지장간에 편인을 품어 생각이 깊고 화개의 그윽함이 어려, 다정하되 속은 저만의 결로 여문 흙이란다.
강점
이 사람의 복은 온화한 뚝심과 정에서 난다. 간여지동의 단단한 심지를 타고나 겉은 부드러워도 제 뜻을 끝까지 지켜내고, 남과 모나게 다투지 않으면서도 제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정이 두터워 곁을 데우고 사람을 품으니 따르는 이가 많고, 편인의 깊은 생각과 화개의 그윽함이 어려 학문이며 재예며 한 자리를 깊이 파는 재주가 있다. 관대의 기운을 타고나 스스로를 반듯이 갖추고 세우니, 어디서든 의젓하고 미덥다는 사람이란다.
그늘 — 조심할 것
허나 마른 텃밭이라 속으로 늘 무언가에 목이 마르고 근심이 잦다. 겉으로 온화한 만큼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아 홀로 앓고, 속고집이 굳으면 좋은 말도 겉으로만 듣고 속으론 제 뜻을 굽히지 않아 곁을 답답하게 한다. 편인과 편관이 겹쳐 생각이 많고 지레 걱정을 사서 하며, 화개가 짙어 제 세계로만 파고들면 사람과 멀어져 외로워진다. 정이 많은 만큼 상처도 깊이 담아두니, 마음에 볕과 물을 들이고 근심을 덜어내지 않으면 그 온기가 도리어 제 속을 태운다.
어울리는 인연
마른 흙이니 무엇보다 물기와 온기의 어우러짐이 반갑다. 임수나 계수를 지닌 이가 곁에 오면 마른 텃밭이 촉촉이 젖어 만물을 기를 흙으로 돌아서고 마음의 근심도 가라앉는다. 또한 갑목 을목이 그 흙에 뿌리를 내려 재물과 인연을 살리면 서로 키우는 좋은 짝이 된다. 다만 병정화의 볕이 지나치면 안 그래도 마른 흙이 더 갈라지니, 그런 인연은 물을 함께 두고 보아야 텃밭이 상하지 않는단다.
할매의 한 마디
겉으로 웃으며 속으로 고집만 굳히면, 그 마른 텃밭에 누가 물을 대주겠느냐. 품은 근심 혼자 삭이지 말고 곁에 좀 내어놓거라. 정 많은 네가 네 마음부터 축일 줄 알아야, 그 온기로 남도 오래 기른다. 고집 한 자락 접는 것이 지는 것이 아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