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일주는 물을 넉넉히 댄 논, 수전이란다. 기토는 만물을 기르는 음의 흙인데, 그 발밑에 해수 정재의 물이 그득히 고여 흙을 적시니 벼가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밭이다. 실속을 챙길 줄 알고 재물을 알아보는 눈이 밝아, 헛것에 마음을 팔지 않고 제 살림을 야무지게 여며가는 현실적인 사람이다. 물 댄 논이 벼를 기르듯, 제 손에 든 것을 알뜰히 불리는 재주가 있다. 허나 물이 많으면 흙이 무를 수도 있으니, 재물과 인연에 마음이 깊이 잠기면 놓지 못하고 집착이 된다. 해수에 역마가 실려 한자리에 머물기보다 물길 따라 여기저기 발이 향하고, 지장간에 정관과 정재를 품어 도리와 실속을 함께 챙기나 그 사이에서 마음이 분주하다. 태의 자리에 앉아 잉태되는 기운이라 무엇이든 처음을 여는 힘은 있으되, 아직 여물지 않은 씨앗처럼 갈무리가 더딜 때가 있는 흙이란다.
성정
기토의 본디는 만물을 기르는 밭인데, 해수 정재가 그 흙을 넉넉히 적시니 무엇보다 실속을 아는 사람이다. 헛된 이름이나 빈 명분에 마음을 팔지 않고, 손에 잡히는 것과 제 살림에 이로운 것을 먼저 헤아린다. 재물의 흐름을 읽는 눈이 밝아 들어오고 나가는 셈에 밝고, 지장간에 정관을 품어 도리와 분수를 아니 함부로 넘치지 않는다. 겉은 부드럽고 무던하나 속은 물처럼 영민해, 현실을 딛고 제 것을 여며가는 야무진 흙이란다.
강점
이 사람의 복은 재물감각과 실속에서 난다. 정재를 발밑에 두어 재물을 알아보고 불리는 눈이 남달라,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도 제 살림을 실하게 채워간다. 물 댄 논이 벼를 기르듯 근면히 제 밭을 가꾸고, 정관의 도리를 지녀 분수를 넘지 않으니 믿고 일을 맡길 만하다. 태의 기운을 타고나 무엇이든 새로 시작하는 데 두려움이 적고, 물길처럼 부지런히 움직여 기회를 찾아내니 스스로 제 곳간을 여며가는 사람이란다.
그늘 — 조심할 것
허나 물이 지나치면 흙이 물러지듯, 재물과 정에 마음이 깊이 잠기면 놓아야 할 때 놓지 못해 집착이 된다. 손에 든 것을 아끼다 못해 움켜쥐면 도리어 흐름이 막히고, 이해를 앞세우다 사람의 정을 놓칠 때가 있다. 해수의 역마가 발을 들쑤셔 한자리에 진득이 앉지 못하고 이 물길 저 물길로 마음이 흩어지며, 태의 자리라 기운이 아직 여물지 못해 벌인 일을 끝까지 갈무리하기가 더디다. 실속도 지나치면 근심이 되니, 쥐는 힘만큼 놓는 법도 익혀야 한다.
어울리는 인연
물이 넉넉한 흙이니 그 물을 다스리고 데울 인연이 반갑다. 병화나 정화의 볕을 지닌 이가 곁에 오면 찬 논이 데워져 벼가 실히 여물고 마음의 조급함도 가라앉는다. 또한 무토나 기토의 두터운 흙벗이 곁을 막아주면 넘치는 물을 가두어 재물이 새지 않으니 든든하다. 다만 임수 계수의 물이 거듭 더해지면 논이 넘쳐 흙이 떠내려가니, 그런 인연은 볕과 흙으로 물을 다스리고서 보아야 탈이 없단다.
할매의 한 마디
물이 많다고 다 네 논에 가두려 들면, 둑이 터져 흙까지 떠내려가는 법이다. 쥘 줄만 알지 말고 놓을 줄도 알거라. 재물도 정도 흐르게 두어야 다시 드는 것이다. 발길이 자꾸 뜨거든, 네 논에 물 대는 일부터 여물게 마치고 나서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