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일주는 만물을 품어 키우는 넓은 옥토요, 물을 그득 머금은 용의 땅이란다. 무토는 본디 큰 산이며 두터운 대지라 진중하고 미더우니, 한번 낸 신용은 태산처럼 무겁고 한번 품은 사람은 좀체 버리지 않는다. 발밑 진토가 제 뿌리이니 자기 세계가 뚜렷하고 배포가 크며, 뜻을 세우면 물러섬이 없어 강단이 곧 이 아이의 골격이다. 허나 진토 속에 을목 정관과 계수 정재가 함께 깃들어, 겉은 무연한 흙이나 안으로는 문서와 재물과 법도가 얽혀 도는 아이다. 관대의 기운을 타 일찍 세상에 나서 제 이름을 세우려 하고, 백호의 살을 안았으니 기세가 사납고 극단으로 치닫는 날이 있으며, 화개가 앉아 홀로 깊이 파고드는 그늘이 있단다.
성정
이 아이의 본바탕은 무게다. 쉬이 흔들리지 않고 쉬이 말 바꾸지 않으니, 곁에 두면 기댈 언덕이요 곳간을 맡겨도 축나지 않는 신용이 있다. 진토는 물을 머금어 만물을 살리는 옥토라 겉으로는 무뚝뚝하여도 속으로는 사람을 품어 거두는 정이 깊고, 제 사람 일이라면 제 몸을 던져 감당한다. 다만 그 두터움이 지나치면 고집이 되고, 한번 정한 자리에서 좀체 움직이지 않는 아집이 되니, 미더움과 답답함이 한 뿌리에서 난 것임을 알아두거라.
강점
강단과 배포가 이 아이의 큰 재물이다. 어지간한 풍파에 낯빛 하나 변치 않고, 남이 꺼리는 무거운 짐도 제가 지겠노라 나서니 사람이 절로 믿고 따른다. 지장간에 정관과 정재를 갈무리하여 법도를 지키고 실속을 챙기는 눈이 밝으매, 문서와 재물을 다루는 일에 마디가 있고 끝을 맺는 힘이 남다르다. 관대의 볕을 받아 이름을 얻고 자리를 세우는 복이 있으니, 뜻을 크게 품을수록 그릇에 값하는 아이란다.
그늘 — 조심할 것
허나 태산의 무게가 곧 이 아이의 그늘이다. 옳다 여기면 굽힐 줄을 모르고, 제 뜻을 세우려다 사람과 척을 지며 홀로 무거운 짐을 다 짊어지려 든다. 백호의 살이 발동하면 기운이 극단으로 치달아 매사에 모 아니면 도로 밀어붙이니, 크게 얻거나 크게 잃는 굴곡이 잦다. 화개가 앉아 세상과 등지고 홀로 깊이 파고드는 날이 있어 마음이 외롭고, 그 외로움을 안으로만 삭이다 병을 얻기 쉬우니라. 무게를 덜 줄 아는 것이 이 아이의 평생 공부다.
어울리는 인연
메마른 산에는 물이 약이니, 임수 계수의 물길을 만나면 옥토가 만물을 살려 재물이 절로 불어난다. 봄을 여는 갑을목이 곁에 들면 굳은 흙이 숨을 트고 사람과의 인연도 부드러워지며, 병정화의 볕이 비치면 습한 땅이 데워져 기운이 살아난다. 허나 무기토가 겹겹이 쌓이면 고집 위에 고집이라 도리어 답답해지니 삼갈 일이다.
할매의 한 마디
산이 높으면 그늘도 깊은 법이다. 네 어깨가 넓다 하여 세상 짐을 다 지려 말고, 굳은 흙에 물길 한 줄기 낼 자리를 남겨 두거라. 고집을 한 자만 덜면 태산이 사람 쉬는 언덕이 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