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일주는 마른 여름밤을 밝히는 등불이란다. 정화는 따뜻한 음의 불이요, 발밑 미토는 한여름에 잘 마른 더운 흙이라, 불과 흙이 서로 데워 온기가 넉넉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다. 식신이 자리하니 손끝 재주가 좋고 베풀기를 즐겨, 곁에 오는 이를 먹이고 거두는 먹을복이 두텁구나. 정이 마르지 않아 곁에 사람이 늘 끊이지 않고, 흥이 많아 자리를 절로 데우는 사람이란다. 게다가 지장간에 제 벗인 비견 정이 들어 심지가 굳고, 편인 을이 더해 남다른 궁리와 예술의 결이 곱다. 십이운성 관대에 앉아 겉을 갖추고 이름을 세우려는 기상이 있으나, 미 자리에 화개가 서리어 홀로 제 세계에 잠기기를 좋아하고, 뜻이 높아 세상과 어긋나도 고집을 굽히지 않는 사람이란다.
성정
정미의 바탕은 식신이라, 제 속의 흥과 재주를 꺼내어 남과 나누는 사람이다. 지장간에 비견 정과 편인 을, 식신 기가 어우러지니 심지가 곧고 궁리가 깊으며 손재주가 여물다. 마른 흙이 불을 품어 온기가 오래가듯 정이 두텁고 곁을 살뜰히 데우나, 화개의 기운으로 제 안에 높은 뜻과 세계를 지어 그 안에 홀로 머물기를 즐긴다. 겉은 순하고 다정해도 속엔 굽히지 않는 결이 있어, 제가 옳다 여기면 좀체 물러서지 않는 사람이구나.
강점
네 힘은 재주와 정에 있다. 식신의 기운으로 먹이고 베푸는 손이 커 사람이 절로 모이고, 마른 여름 불처럼 흥과 온기가 넉넉해 자리를 밝힌다. 비견의 심지가 굳어 한번 세운 뜻은 흔들림이 적고, 편인의 궁리가 더해 글과 소리와 솜씨로 제 세계를 지어내는 재주가 빛난다. 관대에 앉았으니 겉을 갖추고 이름을 세우는 기상이 있어, 무리 앞에 나서 이끄는 자리에도 어울리는구나. 두터운 정이 곧 네 곳간이다.
그늘 — 조심할 것
허나 마른 여름 불은 제풀에 거세지기 쉽다. 뜻이 높고 자기 세계가 굳어 남의 말을 흘려듣고, 고집이 지나치면 좋은 인연도 제 손으로 밀어낸다. 화개가 짙으면 홀로 잠겨 세상과 담을 쌓고, 베풀다 지치면 서운함이 속에 쌓여 삭인다. 베풀고도 알아주지 않으면 그 서운함을 속에 쟁여 홀로 앓고, 제 세계에 갇혀 좋은 말도 잔소리로 듣는구나. 그 고집이 도리어 제 발목을 잡느니라. 높은 뜻을 땅에 붙이고, 굽힐 자리에선 심지를 한 뼘 낮추거라.
어울리는 인연
마른 흙의 더운 불은 물기와 땔감으로 다스려야 한다. 뜨거움을 축여줄 임수와 계수의 벗이 귀인이 되고, 심지를 받쳐줄 갑목과 을목의 곳간이 불을 오래 가게 한다. 메마름을 적셔줄 축토와 진토의 축축한 흙이 곁들면 성정이 눅어지고, 불기 더하는 병화와 사오의 자리는 열을 부추기니 삼가거라. 물기 도는 인연에 정을 붙여라.
할매의 한 마디
마른 여름 등불아, 정이 많다 하여 아무 데나 볕을 쏟지 마라. 곳간은 나눌수록 좋으나, 심지까지 다 태우면 밝힐 밤이 없느니라. 높은 뜻은 땅을 딛어야 열매를 맺는 법이니, 정도 재주도 쟁여만 두지 말고 흐르게 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