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축일주는 언 땅속에 묻힌 화롯불이란다. 정화는 따뜻한 음의 불이나 발밑 축토는 섣달의 언 진흙이라, 겉으론 무던하고 말수 적어도 속엔 꺼지지 않는 불씨를 품었구나. 식신의 기운이 흘러 손끝 재주가 좋고 먹을 것을 만들어내는 복이 있으니, 궂은 세월에도 제 밥은 스스로 짓는 사람이다. 지장간에 편재 신이 들어 궂은 중에도 잔재물을 그러모으는 셈속이 있으니, 빈손으로도 살림을 일으키는 사람이란다. 허나 언 땅이 불을 덮으니 온기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한다. 백호의 살이 어리어 성정이 여물고 강단지나, 속엔 찬 기운과 외로움이 함께 서렸다. 화개가 앉아 홀로 궁리하고 신불에 마음 기대기를 좋아하니, 뭇 사람 속에서도 저 혼자인 듯 고요한 그늘이 있구나.
성정
정축의 바탕은 식신이라, 제 속의 것을 꺼내어 남을 먹이고 이롭게 하는 사람이다. 지장간에 편관 계와 편재 신, 식신 기가 얽혀드니 재주로 재물을 짓고 궂은 일도 마다 않는 뚝심이 있다. 겉은 무르고 순해 보여도 한번 마음먹으면 언 땅을 뚫는 불씨처럼 끈질기고, 옳다 여기면 굽히지 않는 강단이 속에 박혔다. 속으로 삭이고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니 그 깊이를 아는 이가 드물어, 정을 품고도 무뚝뚝히 새기는 사람이란다.
강점
네 힘은 인내와 손재주에 있다. 남이 진작 놓아버린 일도 너는 언 땅속 불씨처럼 오래 지켜 끝내 익혀내니, 한 우물을 파는 장인의 복이 곳간에 쌓인다. 식신의 기운으로 먹이고 베푸는 정이 두터워 사람이 뒤늦게 네 진심을 알아본다. 겉이 무던하여 남과 다투지 않되, 제 할 일은 소리 없이 끝까지 해내는 뒷심이 무섭구나. 백호의 살이 흉으로만 가지 않고 담력으로 여물면, 큰 짐을 지고도 흔들리지 않는 대들보가 된다. 속불이 곧 네 밑천이다.
그늘 — 조심할 것
허나 언 흙에 덮인 불은 온기를 못 나눈다. 속정 깊고도 겉이 차 오해를 사고, 홀로 삭이다 냉기와 고독이 뼈에 스민다. 십이운성 묘에 앉았으니 마음을 곳간에 가두어 좀체 열지 않고, 지난 일을 오래 묻어두어 스스로를 앓게 한다. 쌓아둔 서운함을 말 대신 침묵으로 갚으니, 곁의 사람이 그 속을 몰라 멀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그 강단이 제 몸까지 얼려 스스로 병을 부르는구나. 묻어둔 불씨를 이따금 꺼내어 볕에 쬐고, 속엣말을 사람에게 풀어놓거라.
어울리는 인연
언 땅을 데우려면 볕과 마른 기운이 있어야 한다. 얼어붙은 축토를 녹여줄 병화와 정화의 벗이 귀인이요, 습기를 걷어줄 마른 미토와 술토의 곳간이 네 불을 살린다. 갑목과 을목의 땔감이 곁에 들면 꺼진 듯한 불씨가 되살아나고, 물 많은 임계와 자수의 자리는 언 흙을 더 얼리니 멀리하거라. 볕 도는 사철 인연이 네 온기를 지킨다.
할매의 한 마디
언 땅에 묻힌 불도 불이란다. 속불 아깝다 아니하지 말고, 이따금 흙을 헤쳐 볕을 쬐어주거라. 온기는 나누어야 제 것도 데워지는 법이니, 곳간 문을 너무 오래 닫아걸지 마라. 묻어두기만 하면 흙도 불도 다 식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