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일주는 시퍼런 도끼가 놓인 자리에 선 큰 나무란다. 갑목은 하늘로 곧게 뻗는 양의 대들보요, 그 발밑 신금은 제 나무를 겨누고 치는 편관의 쇠붙이라 늘 제 몸을 다그치고 조이며 산다. 스스로에게 유난히 엄하고 빈틈을 못 견디니, 남보다 몇 곱절 애를 쓰고도 좀체 마음을 놓지 못한다. 신금에 역마까지 실렸으니 한자리에 진득이 머물지 못하고 사는 자리와 하는 일이 자주 바뀐다. 허나 12운성으로는 절지에 앉아, 끊어진 그 자리에서 도리어 되살아나는 절처봉생의 강단을 타고났다. 남들이 다 무너지는 벼랑 끝에서 오히려 새 힘이 불끈 솟는 사람이 바로 너다.
성정
신금 속에는 경금과 임수와 무토가 나란히 들었으니, 편관의 서슬에 편인의 총기와 편재의 셈이 촘촘히 섞였다. 칼같이 벼린 결단과 위기를 미리 읽는 눈, 재물을 다루는 야무진 손을 한 몸에 함께 지녔다. 편관을 깔고 앉아 무거운 책임을 마다 않고 어려운 일을 기어이 떠맡으나, 그만큼 긴장과 압박을 스스로 짊어지고 산다. 역마가 실려 이동과 변화가 잦으니, 한곳에 뿌리내려 안주하기보다 넓은 세상을 두루 오가며 크는 나무란다.
강점
네 강점은 위기의 한복판에서 도리어 빛나는 강단과 결단이다. 남들이 다 무너지는 자리에서 오히려 정신이 또렷이 서고, 끊어진 데서 새 길을 기어이 여니 절처봉생이 곧 네 복이다. 편관의 무게를 견뎌 내는 책임감은 큰일을 능히 맡을 그릇이 되고, 역마의 발은 좁은 곳에 갇히지 않고 부지런히 기회를 찾아 나선다. 제 몸을 다그치는 성정이 때로 독이 되기도 하나, 그 조임이야말로 너를 무디지 않게 벼려 주는 숫돌이니라.
그늘 — 조심할 것
그늘은 제 스스로를 겨누고 치는 그 도끼에 있다. 남보다 제 자신을 먼저 다그쳐 몸과 마음이 늘 팽팽하게 당겨져 있으니, 쉴 줄을 모르고 긴장 속에 병이 든다. 역마가 지나치면 뿌리를 미처 못 내리고 자리와 인연이 자꾸 흩어져 애써 모은 곳간마저 새기도 한다. 위기에는 강한 대신 도리어 평온을 못 견뎌, 잠잠한 자리에 제 손으로 풍파를 부르는 수도 있다. 이따금 도끼를 잠시 내려놓고 깊은 숨을 고르는 법을 익혀야, 나무가 부러지지 않느니라.
어울리는 인연
쇠붙이의 조임이 워낙 강하니 물과 나무가 곧 약이다. 임수 계수의 물이 금의 시퍼런 서슬을 씻어 나무를 살리고, 인목 묘목의 벗이 곁에 서면 외로운 싸움에 든든한 힘이 실린다. 오행으로는 수가 칠살의 독을 풀어 도리어 재주로 바꿔 주는 귀인이요, 화로 그 쇠를 녹이면 오히려 쓸모 있는 그릇이 된다. 차고 메마른 금의 사람끼리는 서로를 벼리다 상하니, 물기 어린 짝을 곁에 두어라.
할매의 한 마디
도끼 곁에 선 나무야, 너를 치는 그 시퍼런 날이 실은 너를 벼리는 숫돌이란다. 허나 쉼 없이 갈기만 하면 날이 다 닳아 버리는 법. 끊어질 듯한 자리에서 기어이 되살아나되, 가끔은 그 도끼를 내려놓고 숨을 돌리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