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일주는 물을 촉촉이 머금은 옥토에 굵은 뿌리를 깊이 박은 큰 나무란다. 갑목은 하늘로 곧게 뻗는 양의 대들보요, 그 발밑 진토는 축축한 봄 땅이라 편재의 기름진 옥토에 뿌리를 깊이 내리니 배포가 크고 재물을 굴리는 강단이 남다르다. 웬만한 일에는 눈 하나 깜짝 않고 큰판을 척척 벌이는 그릇이다. 허나 갑진은 예로부터 백호대살이라 하여 기운이 유난히 거세고 삶에 굴곡이 크다. 잘될 때는 하늘 높이 솟구치고 꺾일 때는 벼랑 아래까지 곤두박질치니, 그 거센 진폭을 견뎌 내는 배짱이 곧 네 복이자 또한 네 짐이다. 화개까지 앉아 겉의 배포와 달리 속으로는 깊은 사색과 고독을 남몰래 품었느니라.
성정
진토 속에는 무토와 을목과 계수가 나란히 들었으니, 편재의 큰 배포에 겁재의 승부욕과 정인의 총기가 촘촘히 섞였다. 재물을 크게 굴리는 손과 좀체 지지 않으려는 근성, 이치를 꿰뚫는 머리를 한 몸에 함께 지녔다. 화개살이 앉아 신앙과 학문에 마음이 저절로 기울고, 홀로 깊이 파고들어 궁리하는 사색이 있다. 12운성 쇠지에 앉았으니 거센 기운을 한풀 눌러 다스린 노련함이 있어, 젊어 크게 굽이친 뒤 나이 들수록 무게가 잡히는 일주란다.
강점
네 강점은 남다른 큰 배포와 좀체 꺾이지 않는 강단이다. 남들이 겁내어 물러서는 큰일을 겁 없이 벌이고, 백호의 거센 기운으로 벼랑 끝에서도 기어이 다시 일어선다. 편재의 손은 재물이 도는 판을 훤히 읽고, 겁재의 근성은 어떤 승부에서도 물러서지 않으며, 정인의 머리는 그 어지러운 판에 이치를 반듯이 세운다. 굴곡을 견뎌 낸 자리마다 곳간이 도리어 굵어지니, 풍파를 두려워 않는 그 배짱이 너를 크게 세우리라.
그늘 — 조심할 것
그늘은 기운의 극단과 삶의 굴곡에 있다. 백호대살의 거센 기가 좋게 쓰이면 큰 배포가 되나, 한번 어긋나면 크게 다치고 크게 잃어 삶이 사납게 파도친다. 겁재가 강해 욕심이 지나치면 제가 벌인 일에 도리어 제가 삼켜지고, 지기 싫어하다 곁의 사람과 부딪쳐 상한다. 화개의 고독이 도지면 홀로 깊이 침잠해 세상과 등을 지기도 한다. 오르내림이 큰 사주이니 잘될 때 삼가고 꺾일 때 버티는 것이, 사나운 백호를 길들이는 길이니라.
어울리는 인연
거센 기운에 축축한 습토를 깔았으니 볕과 나무가 곧 약이다. 병화 정화의 볕이 축축한 땅을 데워 나무를 살리고, 인목 묘목의 벗이 곁에 서면 사나운 백호의 기가 한결 순해진다. 오행으로는 화가 네 습기를 걷어 재물을 여물게 하는 귀인이요, 목의 인연이 승부에 지친 외로움을 덜어 준다. 물이 지나친 사람과는 함께 잠겨 가라앉으니, 볕처럼 밝은 성정의 짝을 곁에 두어라.
할매의 한 마디
백호를 등에 업은 나무야, 그 거센 기운은 길들이면 천리를 달리는 준마요 날뛰면 사람 잡는 맹수란다. 잘될 때 고개를 숙이고 꺾일 때 뿌리를 굳게 붙들거라. 오르내림을 다 견뎌 낸 나무라야 끝내 대들보가 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