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인일주는 하늘을 우뚝 떠받치는 아름드리 대들보 나무란다. 갑목이 제 뿌리인 인목을 그대로 딛고 섰으니 이를 간여지동이라, 위아래가 온통 한 기운의 나무로 곧고 굳세기가 그지없다. 우두머리 기질이 뼛속까지 깊이 배어 남의 밑에 드는 것을 몹시 싫어하고, 제 손으로 없던 길을 여는 개척의 힘이 넘쳐흐른다. 12운성으로는 건록에 앉아 제 집에서 벼슬을 얻은 듯 기운이 왕성하고 늘 당당하다. 인목에 역마까지 실려 한자리에 멈추는 법 없이 뻗어 나가니 추진력이 여간 대단한 것이 아니다. 허나 곧은 만큼 좀체 굽힐 줄을 몰라, 고집 세고 타협을 모르는 것이 곧 네 그늘이 되느니라.
성정
인목 속에는 갑목과 병화와 무토가 나란히 들었으니, 비견의 곧음에 식신의 여유와 편재의 셈이 촘촘히 섞였다. 제 힘으로 우뚝 서는 자립심에 사람을 넉넉히 품는 도량과 재물을 다루는 야무진 손을 한 몸에 함께 지녔다. 간여지동이라 한번 뜻이 서면 흔들림이 없고, 건록의 왕성한 기운으로 앞장서 일을 힘차게 끌고 간다. 역마가 실려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늘 새 땅을 개척하니, 스스로 판을 짜고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의 사주란다.
강점
네 강점은 곧은 심지와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다. 한번 뜻을 세우면 좀체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여 남이 못 낸 길을 기어이 낸다. 건록의 왕성한 기운은 뭇사람을 이끄는 대장의 그릇이 되고, 식신의 여유는 사람을 넉넉히 품어 무리를 절로 모은다. 편재의 야무진 손까지 있어 벌인 일을 재물로 야무지게 잇는다. 스스로 서고 스스로 길을 여는 자립의 힘이 있으니, 남에게 기대지 않고도 제 곳간을 일구는 사람이 바로 너다.
그늘 — 조심할 것
그늘은 좀체 굽힐 줄 모르는 고집에 있다. 곧고 굳센 만큼 남의 말을 도무지 안 듣고 제 뜻만 세우니, 마땅히 타협해야 할 자리에서도 부러지듯 맞선다. 비견이 강해 곁의 사람마저 경쟁 상대로 보고, 지기 싫어하다 가까운 벗과도 재물로 다투기 쉽다. 역마로 늘 앞만 보고 내달리다 문득 곁의 사람을 잃기도 한다. 곧은 나무는 모진 바람에 부러지고 휘는 나무는 살아남으니, 때로 고개를 숙이는 법을 익혀야 대들보로 오래 서느니라.
어울리는 인연
곧고 굳센 나무가 홀로 우뚝 서니 불과 흙이 곧 약이다. 병화 정화의 볕이 우거진 가지를 꽃피워 재주로 빛내 주고, 진토 술토의 두터운 땅이 뿌리를 단단히 잡아 재물로 여물게 한다. 오행으로는 화가 네 넘치는 힘을 밖으로 시원히 풀어내는 귀인이요, 무토 기토의 인연이 곁에 들면 곳간이 든든해진다. 같은 나무의 사람끼리는 서로 볕을 다투니, 넉넉한 흙의 짝을 곁에 두어라.
할매의 한 마디
하늘을 떠받친 대들보야, 곧은 것이 곧 네 힘이나 부러지는 것도 실은 그 곧음 탓이란다. 이따금은 모진 바람에 슬쩍 몸을 굽혀 주거라. 휘어서 끝내 살아남은 나무라야 천년을 우뚝 서느니라.